사적인 일기

자유를 향한 끝없는 여정 - 사회생활 version

oosuhada 2024. 10. 19. 10:08

 

 


2018년, 졸업 후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동기들을 따라

나 또한 독일계 마케팅 리서치 기업에 입사하게 되었다.

삼성전자 글로벌 판매 데이터 분석을 담당했는데

사실 일 자체는 데이터를 분석해서 컨설팅하는

분석적이고 집요한 나에게 꽤 잘 맞는 역할이었다.

나름 대표님에게 따로 챙김을 받는 에이스이기도 했다.

 

문제는,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피해 선택한

다국적 기업이었음에도

결국 한국 사람들만 근무하는 한국 지사였기에

근무환경이 나와 정말 맞지 않았다.

라고 그때는 생각했었다.

지금은.. 내가 한 사이코패스 상사에게

너무 쉬운 먹잇감이 되었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는 알코올 중독과 

분노 조절 문제를 가진 팀장 밑에서

1년간 거의 매일 개인적인 음주 수발과

부당한 업무 지시를 견디다가

아 이러다가는 내가 미쳐버릴 것 같아서

제대로 된 경력을 쌓기도 전에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또 첫 회사였기에 대처를 해보지도 못했다.

노동청에 신고하면 뉴스에 나올만한 일들이 많았다.

 

나는 회사에 있는동안 살도 빠지고 피골이 상접하는데

부모님을 비롯 주변의 모두가 나를 뜯어 말렸다. 

이렇게 첫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 너의 커리어가 꼬인다며

그러나 그때 당시에는 하루하루가 너무 지옥이었고

나는 일을 하러 왔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누군가의 수발을 들러 온게 아니라는

피해망상적인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매일 회의실에 따로 불려가서

배우지 않은 일에 대해 모욕적인 발언과

소리지름을 당하고 있노라면

그러면서도 너가 할 수 있을만 하니까 얘기하는거다

너를 위해 하는 얘기다 라는 가스라이팅에 

이렇게 참아내는게 회사생활이라는 거라면 

나는 회사생활이 맞지 않는 사람이다 라고

혼자 생각했던 것 같다.

왜 나는 그때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거부의 의사를 제대로 표시하지 못했을까

왜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을까

사회초년생이었던 나에게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그렇게 자유의지를 통해 나는 퇴사를 결정했다.

 


 


퇴사 직후에는 막막했지만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2020년 초 우수살롱이라는 와인바를 오픈했다.

팬데믹의 어려움 속에서도 작은 가게는

나름대로 인정받았고, 나도 내 색깔이 녹아든

나만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다.

 

하지만 팬데믹이 끝난 후 우울증과

ADHD 진단을 받으며 현실을 깨달았다.

자유를 향해 나아간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여전히 돈과 시간의 노예가 된 것 같았다.

고정된 가게 위치, 정해진 영업 시간,

월세를 위한 손익분기점은

오히려 회사 생활보다 내게 더 큰 구속이 되었다.

 

지금의 나는 어떤 형태로든

노예가 되기를 거부하는 자유인이다.

내 내면은 자유를 향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데이터 분석가로서의 2년,

젤라또와 와인 가게 운영 5년의 경력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의 조언보다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때로는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유에 대한 예민한 감수성

주변 누구보다도 자유를 갈망하는 나

기업의 노예도, 시간의 노예도,

돈의 노예도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오늘도 나의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

 

아직 보잘것 없는 미생의 삶이지만,

적어도 이제는 남들의 목소리보다

내 안의 소리에 더 귀 기울이며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